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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눈 대신 귀로 책읽고 토론(송현동 점자도서관)
대구광역시장애인권익협회 조회수:509 121.65.62.26
2019-03-21 16:45:07
“눈으로 읽을 순 없지만 귀로는 들을 수 있지요. 녹음도서도 있고,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 읽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골라 읽을 수 있답니다.”

시각장애인의 독서토론 모임인 ‘초아독서토론회’가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매월 셋째 토요일 대구 달서구 송현동 점자도서관에서 열리는 토론회에는 이진우 회장과 김휘진 부회장을 비롯해 김성민·윤은민·정예지·최승윤·박은정·정아영·김정훈·배다은·박봉열·손태수·정연원씨 등 남녀 회원 20명이 참가하고 있다. 2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한 이들이지만 독서에 대한 열의는 하나같다.

매달 회원들이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하면 그 중 하나를 선정해 함께 읽는다.

지난 16일 모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 부회장이 진행을 맡은 이날 토론에는 15명이 참가했다. 먼저 권기준 사회복지사가 책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책을 추천한 회원이 추천 동기를 설명했다.

이어 회원들이 돌아가며 각자 읽은 소감을 말했다. 정예지 회원은 “우리 민속놀이인 연날리기를 소재로 사용해 친숙하게 느껴졌다. 친구의 아들을 양자로 맞는 인연을 연줄로 결부시켜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 같다”고 했고, 김 부회장은 “전쟁, 기아, 탈레반 등의 단어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 갖고 있던 막연한 편견이 사라졌다”고 했다.

소설의 역사적 배경, 등장인물의 성격, 저자의 의도 및 독자에게 주고 싶었던 메시지 등 좀 더 깊이 있는 내용도 쏟아졌다.

김정훈 회원은 “아미르와 하산, 두 아이의 성장소설이기도 하지만 개인사보다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아픈 역사적 배경에 주목하게 됐다. 어쩌면 강대국 사이에서 침략 당했던 역사가 우리나라와 닮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민 회원은 “이념과 종교 갈등 등 사회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또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과감하게 드러내 놓는 주인공의 용기에 감동 받았다”고 했다.

회원들이 읽고 토론한 책은 벌써 수십 권에 이른다. ‘황금물고기’ ‘채식주의자’ ‘남한산성’ 등 도서 종류도 다양하다.

다음 달에는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정호승)로 정했다. 회원들은 “혼자 읽을 때는 건성건성 읽었지만 토론을 생각하며 읽으니 진지하게 읽게 됐다. 같은 책을 읽고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다. 토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 독서모임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쓴 정연원 전 시각장애인문화원장은 “모임을 통해 서로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으며 힘이 돼 주고 있다”며 “장애인체육대회에 나가 입상한 회원도 있고 시낭송을 하는 회원, 학교에서 활동하는 특수교사 등 각자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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